1. 나는 왜 몸 건강, 마음 건강의 관계에 대하여 글을 쓰는가?
Tistory 블로그를 새롭게 열면서 내가 글을 쓰는 목적을 먼저 말하고 싶다. 이 블로그는 지난 15년 동안 전문코치로서의 경험, 그리고 그 동안의 인문 사회과학의 학술적 연구를 통해서 알아차리게 된 삶의 지혜를 나누기 위한 것이다.
특히, 지난 반년 동안 고생했던 위장병으로 인해서 코칭 일과 연구도 중단하고 치유의 시간을 가졌던 것이 이 BodyMind88 블로그를 여는 계기가 되었다. 치유하면서 얻은 삶의 지혜가 몸의 건강과 마음의 건강이 함께 갈 때 팔팔하게 살 수 있는 온전한 건강이라 말할 수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체험한 것이다. 몸이 아프든, 마음이 아프든 어느 한 쪽이 무너지면 다른 쪽도 무너지는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체험하고서는 건강하다는 것은 몸과 마음의 양자가 함께 갈 때 온전히 건강하다고 할 수 있다는 관점을 가지게 되었다.
나는 전문코치로서 특별히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책도 출간하여, 코칭 현장에서 사용하는 코칭 브랜드가 ‘아들러 심리 코칭’인데, 아들러에게서 얻은 시사점에서 나의 글을 시작해 보려 한다.
2. 아들러 심리학에서 말하는 인간 삶의 총체성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1870~1937)가 인간을 보는 관점에서 총체성(wholism)이라는 말이 있다. 인간은 부분으로 나누어질 수 없는 총체적, 전일적 존재라는 뜻이다. 아들러 심리학에서 말하는 총체성은 인간을 생각, 감정, 행동을 분리된 부분으로 보지 않고, 하나의 통합된 유기체로 이해하는 관점이다. 인간의 신체가 머리, 가슴, 장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인간의 삶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아들러가 인간을 보는 전일적 관점이 이 글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아들러는 자신의 심리학을 individual psychology라고 했는데 우리말로는 ‘개인심리학’이라 번역되고 있는데, individual이란 개인이라는 뜻이 아니라 나눌 수 없다는 in-dividable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individual psychology는 ‘전일심리학’ 또는 ‘총체심리학’이라 번역하는 것이 마땅하다. 아들러 심리학은 인간을 프로이트나 칼 융 처럼 인간의 성격구조를 여러 단면으로 나누어서 보지 않고, 주로 사회적 삶의 관계 속에서 바라본다. 그래서 아들러는 프로이트나 칼 융과 같은 분석심리학이 아니라 사회심리학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아들러의 이러한 관점은 서양에서 뿌리를 찾는다면 플라톤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플라톤은 인간의 영혼을 세 부분으로 나누고, 각 부분이 탁월하게 제 기능을 수행할 때 갖게 되는 덕(德, arete)을 제시했다. 플라톤의 사상은 지혜(智), 용기, 절제의 세 가지 기본 덕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플라톤도 역시 인간의 영혼이 머리, 가슴, 장의 세 부분의 기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머리로는 이성, 가슴으로는 기개, 그리고 장(臟)으로는 욕망을 들면서 각 부분이 고유한 기능과 목표를 가진다고 보았다.
머리의 이성적 부분은 사유, 추론, 판단, 진리 탐구를 하여 영혼 전체를 통치하고 지도하는 부분으로 보았는데, 머리가 이 기능을 담당한다고 보았다. 가슴의 기개적(氣槪的) 부분은 분노, 격정, 명예욕, 의지력, 두려움에 맞설 용기. 이성적 부분의 명령을 따르며 욕망을 제어하는 조력자 역할을 담당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배는 욕망적 부분을 담당하는데, 식욕, 성욕, 재물욕 등 육체적 필요와 관련된 욕구. 생존을 위한 본능적인 부분을 담당한다고 보았다.
3. 동양사상에서 정-기-신 (精氣神)
이러한 3분법은 플라톤과 아들러를 넘어서, 오랜 지혜의 전통을 가진 동양에서도 온전한 인간의 건강을 머리, 가슴, 배의 기능으로 나누어서 본다. 가령, 동양의 전통적인 수련법, 특히 국선도와 같은 수련에서는 인간의 몸과 마음, 생명력을 정(精), 기(氣), 신(神)의 세 가지 요소로 나누어 보고 이를 체계적으로 단련하는 것을 핵심으로 삼는다. 이 정기신(精氣神) 삼보(三寶)는 생명체를 구성하는 세 가지 근본 요소이며, 수련을 통해 이 세 가지를 충만하게 하고 조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精)은 생명력의 물질적 근원인 정수(精髓, essence)인데, 몸의 근육, 뼈, 혈액, 호르몬, 신경, 유전자 등 육체 그 자체와 그 활동의 기반이 된다. 국선도와 같은 전통 수련은 정(몸)을 단련하여 기(에너지)를 충만하게 하고, 그 기를 바탕으로 신(정신)을 밝게 깨우치는 전인적인(全人的인) 수련 체계를 가지고 있다.
4. 한국 교육의 강령, 지덕체
이러한 사상이 한국에서는 근대 교육의 핵심 강령으로 자리잡았다는 사실을 주목할 만하다. 한국의 교육 이념이 지덕체, 즉, 지육(智育), 덕육(德育), 체육(體育)인데, 동양의 전통적인 교육관과 서양 근대 교육 사상의 영향이 결합된 형태이다. 지 덕 체는 교육의 공식적 이념으로 정착하였기 때문에 지육, 덕육, 체육의 세 가지 측면을 조화롭게 길러 이상적인 인간상을 실현하고자 하는 교육의 세 가지 기본 이념을 의미한다.
지덕체의 개념도 역시 머리, 가슴, 장의 신체 구조적 개념에 기반하고 있다. 머리의 지(智)는 지식을 습득하고 지혜를 계발하여 사물을 바르게 인식하고 판단하며,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교육이다.
가슴의 덕(德)은 인격을 도야하고 도덕적 품성을 함양하며, 사회적 윤리와 규범을 준수하는 능력을 기르는 교육이다. 올바른 가치관과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사회 구성원으로서 바람직한 관계를 맺고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 인격 형성. 동양, 특히 유교 전통에서 중요시되던 부분이다.
신체의 체(體)는 신체를 단련하고 건강을 유지하며, 강인한 정신력과 신체적 활력을 기르는 교육이다.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통해 교육의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기본적인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지덕체의 본래 이념은 어느 한 요소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 가지 영역을 균형 있고 조화롭게 발전시켜 전인적인 인간을 양성하는 데 있다. 지성(지)을 바탕으로 덕성(덕)을 갖추고, 건강한 신체(체)를 통해 이를 실현하는 이상적인 인간상을 추구하는 것이다.
5. 성격 진단지로 많이 활용되는 머리, 가슴, 장의 분류
이렇게 볼 때 인간을 이해하는 데에서 머리, 가슴, 장으로 나누어서 보는 것이 얼마나 타당하냐는 것은 성격이나 리더십 진단지에서도 드러난다. 코칭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에니어그램이라는 도구는 서양에서 들어온 것인데, 인간의 성격 유형을 머리형, 가슴형, 장형으로 나누고, 각 세 유형을 다시 3분하여 모두 9개 유형으로 사람의 성격를 분류하고 있다. 에니어그램의 진단으로 도출된 성격 유형에서 개발해야 할 방향은 머리형이면 가슴의 관계, 몸의 행동으로 발전하도록 하고, 따뜻한 가슴만 있고 냉철한 머리가 없는 경우는 머리 에너지를 개발하도록 권고한다. 그리고 장의 에너지에 기반한 행동과 힘만 앞세우는 사람에게는 가슴의 에너지를 개발하도록 돕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그 밖에도 최근에 9way 강점진단 도구도 머리의 사고, 가슴의 관계, 몸의 행동으로 세 영역을 나누고, 각각에서 다시 3개의 역할을 나누고, 또 9개의 역할을 3분하여 모두 27개의 차별적 특성 즉 DNA로 분류하고 있다.
6. 건강의 척도는 머리, 가슴, 장을 통합한 마음 건강, 몸 건강이다
인간이란 머리, 가슴, 장이 각기의 기능을 건강하게 수행할 때 건강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여 인본주의 심리학자 칼 로저스가 말하는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fully functioning person)”이 되어 최고의 자기실현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의 성격 패턴은 유아기 아동기 시절에 부모와 형제자매와의 관계 속에서 인정받고 사랑받기 위한 전략의 차원에서 만들어지는데, 문제는 그것이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된다는 사실이다. 세살버릇 여든까지 가듯이 자기의 신념과 그에 기반한 성격의 테두리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충돌하고, 갈등을 일으켜서 고통을 겪으면서 일상을 산다. 그러한 자신의 신념과 성격에서 비롯된 갈등이 자신을 고통과 스트레스로 몰고 가고 결국은 몸의 건강에 해악을 초래한다.
이런 관점에서 나는 이 블로그를 통하여, 몸의 건강, 마음의 건강을 잘 유지 관리하기 위하여 몸과 마음, 그리고 머리 에너지, 가슴 에너지, 신체 에너지가 조화롭게 성장하여 온전한 건강을 회복하도록 돕기 위한 글들을 나누고자 한다.